[코로나19 자가격리 수기] 보건소 코로나 검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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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로 코로나 검사 받기!

자가격리 DAY2

 

 

관할 지역인 양평군 보건소에서 어제 오후 전화가 왔다.

방문 방법과 일정을 잡고 다음날 방문 전 다시 전화를 한 번 달라고 하셨다.

아침 11시쯤 일어나서 씻은 후 다시 전화를 드리고 1시쯤 방문하는 것을 재확인 했다.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검사를 받기로 했는데 보호자는 위험해서 동승한 채로 검사를 받으면 안된다고 한다.

그런데 차가 없으면 우리 집에서는 보건소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없어 이동할 수 없고 문제는 내가 초보운전이고 해외에서 와 너무 오랜만에 운전을 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설명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우선 원칙적으로 동승은 안될 것 같아서 일단 운전도, 검사때도 안전을 위해 융통성 있는 방법으로 운전은 내가 하되 아버지가 마스크를 쓰고 창문은 환기한 채로 동승해 가기로 하고, 아버지는 보건소 앞에서 내리기로 하셨다.

 

오후 12시 45분 양평군 보건소 도착

보건소는 전에 와본 적이 있어서 사실 익숙한 길이었다. 6개월 만이긴 했지만 아버지가 길을 안내해주시니 마음에 안정이 돼서 생각보다 운전은 잘 할 수 있었다. 검사받는 곳은 바이러스로 위험할 수도 있으니 아버지는 보건소 앞에서 하차하셔서 기다리기로 하셨다. 나는 보건소로 차를 타고 들어가 이리저리 둘러봤다. 천막이 여러개 쳐있고 나름 드라이브스루 라고 적혀있는 것 같긴 한데... 명확하게 표시해놓지 않고 검사 받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헷갈렸다. 우선 천막쪽으로 가니 공무원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아무도 안내는 안해주심) 내가 차 세우고 내려서 물어보니 반대쪽으로 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차를 끌고 드라이브스루 쪽으로 가니 잠깐 대기하라고 하셨다.

 

 

 

 

10분 정도 후에 방호복을 입으신 두 분께서 내려와서 간단한 질의응답을 먼저 하셨다. 이미 전화상으로 간단한 정보는 제공한 상태라 추가적으로 몇 가지 질문만 하셨다. 6개월 정도 영국에 체류했는데 그 사이에 다른 나라를 간 적이 있는지 (2월 초경에 독일 여행을 갔다와서 그 부분을 말씀 드렸다) 기침이나 인후통의 증상이 있는지? 영국에서 같이 생활한 사람들 중 의심증세가 있었던 사람이 있었는지 등을 여쭤보셨다. 일단 나는 기침이 나오기는 하는데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기관지가 안좋아 중고등학생때부터 마른기침을 달고 살았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기침을 너무 독감처럼 한다고 병원 가보라는 말도 하실 정도로... 대학교때는 기침이 너무 힘들어서 강의시간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한의원까지 찾아가봤다. 근데 딱히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근데 이게 몇 개월 또 잠잠하다가 한 번 시작되면 몇주에서 한달 이상 갈때도 있고 컨디션과 기상상황이나 뭐 그런것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영국에 있을 때도 한동안은 잠잠하다가 봄 시즌이 시작되니 한달 전부터 마른기침이 또 시작됐다. 심할 때는 매일 밤마다 하고아니면 간발적으로 나옴. 그때는 코로나가 심각했을 때가 아니라 늘 하던대로 따뜻한물 마시며 안정시켰는데 다시 한국 오기 1주일 전쯤 마른기침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불안했다. 나는 늘 달고사는 증상이지만 이런 시국에 마른기침은 다른 사람에게도 민폐가 될 수 있어서,, 아무튼 마른 기침에 대한 TMI는 여기까지 해두고.

 

간단한 질의응답을 마친 후 면봉을 두개 꺼내셔서 코와 입에 넣을것이라고 하셨다.내가 한국에 이렇게 급작스레 오게 될 줄도 몰랐지만 거기에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하게 될줄은.. 1달 전만 해도 유튜브에서 외신기자가 체험하던 검사를 보면서 우와~ 이러고 있었는데.. 무튼 내가 와서 이 검사를 직접 받고 있는것도 참 이상황이...ㅎㅎ 약간 현타오면서...

아무튼 코와 입에 간단히 체취를 하고 끝났다. 살짝 불편했지만 못참을 정도는 전혀 아니었고 아프다거나 한 것도 1도 없었다.

그리고 끝나고 나서는 검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집에서만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시고 구호물품이라고 하시며 쇼핑백 하나를 건내 주셨다. 손소독제와 마스크 20장, 뿌리는 소독제, 체온계가 있었고 자가격리통지서와 자가격리생활수칙 등을 담은 문서가 들어있었다. 안전하게 검사를 마친 후 집으로 향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결과가 언제나오는지 여쭤봤는데 확실히 대답을 못해주시고 그냥 연락이 갈 것 이라고만 했다 주변 이야기 들어보면 24시간내로 음성이면 문자로 연락주는 것 같아 일단 기다릴 예정

 

오후2시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선생님과 통화

 

 

자가격리로 우울하고 힘들다면 간단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추천

 

 

 

양평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코로나로 자가격리중인 분들께 우울한 감정은 없는지 힘들진 않은지 확인차 전화하셨다고 하셨다. 아니 이런거까지..?라는 생각이 들고 통화 자체가 어색해서 빨리 끊고 싶긴 했지만 어쨌든 나라 전체가 힘든 시국에 챙겨주신다는 그 느낌에 또 한번 갬동 받으며 전화를 받았다. 수면이나 식사나 그런 것에 힘든것은 없는지 물어봐주시고 나는 아직 괜찮다고 했다. 그랬더니 언제든 필요하면 전화하라고 하셨고 문자로 전화할 수 있는 연락처를 남겨주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격리기간동안 화이팅하라며.. 응원의 메시지까지.

 

오후3시 구호물품 도착

 

 

 

 

 

집에 와서 좀 있으니 엄마가 1층에서 물품이 왔다며 한 상자 가득히 들고 오셨다. 쌀, 라면, 뽕잎국수, 초코파이, 달걀, 김, 누룽지, 타이레놀 등 간단한 상비약까지.... 이 외에도 훨씬 더 많았고 생수도 10병정도 있다고 하셨다. 물론 내가 아직 확진자이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자가격리를 2주 필수로 해야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많은 생필품을 주시다니 리얼 감동적이었다. 다른 곳도 이런가? 생각이 들고 영국에서 못먹고 생활하던거 떠올라서 막 괜히 감동이고 사실 나는 부모님이랑 있어서 이렇게 많이는 필요 없지만 혼자 살고 있는 노인 분들께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양평에는 일단 많은 자가격리자들이 없을 것 같기도하고.. 그래서 더 많이 챙겨주시는가 싶기도 하고.

 

오후4시 자가격리 담당공무원과 통화

구호물품을 구경하고 있을 때쯤 담당 공무원이라며 또 전화가 왔다.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어플을 깔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공무원님의 아이디를 알려주시며 등록하면 나의 위치나 이런 것들과 자가진단을 하면 자기에게 공유하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하루에 2번 (9시와 5시) 받은 체온계로 체온을 재서 등록해야 한다고 하셨다. 엄청난 꼼꼼함에 당황했다... 아마 그 이후로도 3번인가 더 전화가 오셨다. 와이파이가 안터지냐고 내 위치가 확인이 안된다며.... 처음엔 감동이 있었는데 점점 조금 귀찮아졌지만 그래도 이 분들도 얼마나 힘드시겠어 라는 마음으로 전화를 재깍재깍 받으며 간단하게 체크하시는 것에 잘 응답했다.

 

밤 11시 영국상황 뉴스 체크

 

 

갈수록 심각해져만 가는 영국 상황. 내가 귀국을 결심할 때 까지만 해도 (조금 결심이 빠른 편이었다) 사망자 1천명이 겨우 넘었었나? 아무튼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었는데 예상은 했지만 정말 예.상.대.로 아니면 더 심각하게만 상황이 되고 있어서 영국에 있는 다른 친구들이 걱정이 된다. 보리스 총리 그렇게 매일 매일 브리핑 하면서 기자들이랑 장관들한테 침 다 튀기는거 전국민이 봤는데 이제 영국 정부가 마비되는 것은 아닐지. 아니면 정말 총리의 말대로 모두가 걸려서 죽을 사람은 죽고 다같이 면역력 생기자는 큰그림에 정말로 다가가고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이런 시국에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경험을 하는 내 인생도 참 ^^ 그래도 이렇게 기록으로 남길 거리가 생겨 좋다 라고 생각하며 오늘의 자가격리 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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