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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자가격리 일기] 해외입국자 입국 및 해외입국자 가족 자가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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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자가격리 일기

 

코로나19로 유럽발 입국자 전원이 자가격리 14일을 의무로 지키게 되었다.

(이제 전세계 입국자들 대상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자가격리 생활을 기록용으로 남겨 보려고 한다.

국가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자가격리 의무자들은 무조건 지켜주셨으면 좋겠고 (당연히 그래야 하고)

의무 자가격리자가 아닌 분들도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피크인 시기에 최소 2주 간은 집에 머물러 주셨으면 좋겠다. 제발.

이런 마음에서 글을 쓰게 됐다.

 

(집에 안있더라도 SNS에 자랑은 좀 그만하자...

이 시국에 제주도 이런 데로 여행가서 자랑하는 글 쓰는 사람들 진짜.........빡침)

나는 영국에서 워킹홀리데이로 6개월 정도 머무르다가,

영국의 사태가 최초로 심각해지는 시기에 귀국을 결심하게 됐다.

 

모든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그리고 여행자 모두 같은 마음이겠지만,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내 나라, 내 가족의 품으로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안정세를 지키고 있는 우리 나라의 상황도 중요하기에

해외에서 입국한 자들을 위한 정책이 시시각각 발표되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쨌든 진짜 나라와 가족과 친구를 위한다면 일단 입국한 이상 지키라는 것좀 잘 지켰으면....

나는 코로나가 아닐꺼야 라는 안일하고 이기적인 생각이 대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마치 대구 신천지 사태처럼 말이다.

 

-3월 24일 영국에서 출국하는 날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대한항공 KE908 18:50 비행기 탑승

<영국 히드로 공항>

히드로 공항의 거의 모든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면세점도 마찬가지였다.

체크인+백드롭을 하러 약 3시간 30분 전에 도착했으나 이미 줄이 무지 긴 상태였다.

하지만 승무원분들이 빠른 처리를 도와주셔서 약 1시간 정도 후에 모든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2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서 공항에서 앉아서 대기를 했다.

짐을 부치고 나서 몸 검사와 기내용 짐 검사는 정말 30분도 안 걸려 후딱 했다.

워낙 공항에 사람이 없어서 인지, 줄이 거의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무방했다.

대한항공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한국인만 가득했고, 가끔씩 중국인들도 보였다.

공항 분위기는 약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실제로 동양인은 모두가 마스크를 1개~2개씩 쓰고 있었고,

가끔 하얀색 방호복에 고글을 쓴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나 또한 마스크를 2개 착용하고 지인이 건내 준 라텍스 장갑까지 끼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내가 탄 대한항공은 비지니스석까지 풀부킹으로 보였다.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을 공항에서 보니 마치 무슨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비행기에 오르니 승무원 분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모두들 예민한 상태인 가운데 비행기를 탔을 때의 그 설렘보다는 무거운 긴장감이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행히 내가 탄 비행기에는 큰 문제는 없이 안전하게 이륙할 수 있었다.

나는 비행기에 타자마자 챙긴 알코올 솜으로 주변을 깨끗이 닦았다.

스크린과 의자 주변 등등. 그래도 국적기를 타니 방역과 소독이 깨끗이 이뤄졌을 꺼라 믿어서 조금 안심이 됐다.

그리고 의외로 기내식을 많은 사람들이 먹더라. 나는 비행기 안에 있는 상태라 바이러스 전염 위험이 클까봐

다들 물 한모금 안마실 줄 알았는데 인간적으로 그건 좀 무리한 생각이었나 보다.

 

나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먹을 작정으로 탔지만

막상 비행기에 타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기내식을 맛있게(?) 싹싹 먹는 바람에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군) 나도 저녁으로 주는 기내식은 받아서 반공기 정도만 3분 안에 먹었다.

그리고 나서는 사실 배도 많이 안고프고 해서 계속 따뜻한 물만 조금씩 마셨다.

(목이 건조하기도 하고 원래 기관지가 약해 만성적으로 마른 기침이 있어 혹시라도 비행 중에 그게 나올까봐..)

그리고 아침으로 나온 기내식은 사양하고 안 먹었다.

내가 느끼기엔 사람들이 화장실을 잘 안가는 것 같았다. 우선 나는 중간석 복도에 앉았는데 가운데에 앉으신 여자분이 계속 뭘 드시긴 하셨는데 화장실을 단 한 번도 안가셨다. 솔직히 화장실을 가는 게 찝찝하긴 했는데 나는 물을 마셔서 그런지 2번이나 갔다.

 

어쩔 수 없이... 그래도 화장실에 갈 때 내가 챙겨온 알코올 솜도 들고 갔고 변기에 앉을 때는 그곳에 비치된 1회용 커버도 있어서 그런 것들을 사용하고 손을 깨끗히 씻고 나오니 좀 안심이 됐다.

10시간의 비행을 마치기 한 2시간 전 쯤부터 나는 좀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엉덩이가 물러져서 너무 힘들었고, 거의 아무것도 못 먹은 상태라 체력이 너무 딸렸다. 원래 장거리 비행에서도 3-4시간은 이상은 잘 자는 편인데 이 날은 거의 1시간 잤나..? 거의 잠을 못자서 너무 힘들었다. 아무래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예민한 상태라 잠이 오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버티고 버텨 드디어 인천공항에 착륙할 수 있었다.

-3월 25일(수) 14:50 <인천공항 도착>

비행기 안에서 특별검역에 관한 종이를 2장 나눠 주신다. 미리 그것을 작성하고 나면 검사 때 도움이 된다. 대략 아픈 곳은 없는지 열은 있는지 그런 것을 체크하는 종이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검역] 이라고 써진 곳을 따라가면 줄을 서게 돼있다. 내가 좀 느리게 내린 편이라 이미 아주 긴 줄이 늘어서 있었지만, 역시 한국분들 빠른 일처리로 거의 30분도 안 걸려서 줄이 금방 빠졌다. 첫 번째 검사에서는 내가 적은 종이를 내고, 열을 재고 난후 이상이 없으면 검역확인증를 주시며 통과시켜 주신다. 그 전에 군인 분들께서 [자가격리어플]을 깔았는지 2번 이상 확인하신다. 본인인증은 굳이 하지 않아도 다음 화면으로 넘길 수 있다. 두 번째 검사에서는 군인 분들께서 자가격리앱을 다시 한 번 확인 후에 나중에 본인확인(인증)을 해달라고 말씀하시고, 본인 번호가 연결이 안되면 부모님 번호라도 연결을 해 확인 받으면 통과시켜 주신다. 그리고 3일 안에 구청에서 연락이 갈테니 검사를 받으면 된다 라고 알려주신다. 그리고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고 입국심사로 가게 된다.

 

그렇게 두가지 검역을 끝내고 나면 입국심사를 거쳐 바로 짐 찾는 곳으로 향할 수 있다. 나는 의외로 간단하게 끝나서 조금 허무했다.

***열이 없고 무증상인 내국인들에 한해서다 유증상자들는 공항에서 워킹스루라는 것을 도입해 공항 외부에 차려진 진료소에서 기다려 검사를 받고 대기 후에 결과가 나오면 집으로 갈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공항 특정 장소에서 대기할 수도 있고 따로 격리 시설에 갈 수도 있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외국인은 무증상 유증상에 상관없이 무조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국심사 줄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짐 찾는것도 빠르게 찾을 수 있어서 1시간이 안 걸려서 아버지를 만나 자차를 타고 집으로 귀가했다. 아버지도 공항이라 위험해 마스크를 2장 쓰고 오셨고, 나는 화장실만 들렀다가 바로 아버지 차로 향했다. 위험할까봐 공항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갔다. 아버지가 들고오신 뿌리는 소독제로 내 짐과 내가 입고 있는 옷 등을 간단히 소독하고 차에 탈 수 있었다.

 

 

#자택 도착 이후

-경기도 양평

우리 집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주택이다. 다행히도 주변에 거의 아무것도 없고 동 떨어져 있는 시골이라 사람들을 마주칠 일이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자가격리 장소로는 딱이라는 생각이.

가족들을 오랜만에 봤지만 간단한 포옹도, 악수도, 가까이서 대화를 할 수도 없었다. 뭔가 생전 처음 겪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이런 일로 귀국을 하게 될지도 몰랐고 귀국 후에도 코로나 의심자로 생활을 해야하니 뭔가 일상이 또 한 번 바뀐 느낌. 엄마도 웬만하면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하셨고, 밥을 따로 먹으라고 내 방 안에 상까지 준비해 주셨다. 방 밖으로 나갈 때는 마스크를 쓰고 있고, 어쩔 수 없이 화장실은 가족과 같이 써야 해서 쓰고 나서 대충이라도 가정용 락스로 세면대와 변기 등을 간단히 닦고 나온다. 그리고 아버지가 하루에 한 번 락스로 전체를 소독해주고 계신다. 누군가는 과한 조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시간의 장거리 비행과 2시간의 양평으로 오는 시간으로 무척 지친 나는 들어오자마자 샤워 후 누워서 쉬었다.

당연히 내 수건에 이름도 써서 따로 쓰고, 의복 등과 내 것은 다 따로 빨고 있다. 내 식기는 어머니가 바로 씻어서 뜨거운 물에 열소독까지 해주시고 계신다. 대화는 1미터 이상 떨어져서 간단히만 하고 있고, 밥 먹는것은 무조건 내 방안에서만 먹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어쨌든 무사히 집에 오니 영국에서와는 다른 묘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자가격리 1일차

다음 날 시차적응이 덜 돼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양평군청에서 전화가 와서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내가 방문하기 편한 시간을 알려주고 방문하기 전에 연락을 한 번 더 달라고 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에 대해서 안내해 주시길래 일단 알았다고는 했는데 생각해보니 운전면허를 딴지 1년 조금 넘었고 사실상 초보운전.. 글구 영국에 있느라 6개월 이상 운전을 안했기 때문에 갑자기 혼자 운전을 해서 시내로 나가려니 불안했다. (그래봤자 차로 20분 거리지만) 아무튼 드라이브스루로 오라고 해서 (사실상 차 타지 않으면 그곳까지 갈 방법도 없다..) 보호자도 같이 가도 되냐고 했더니 혼자 와야 한다고 하셨다. (아버지가 처음 전화 받았을 때 물어봤는데 그렇다고 하셨다. 내가 다시 물어봤으면 됐을텐데 소심해서 다시 못물어봄;) 아무튼 다음 날 1시로 약속을 잡고 검사에 대해 조금 긴장을 하며 또 똑같은 생활을 반복했다.

나의 하루 일과 중 중요한 것은 계속 관련 뉴스를 확인하고 영국에 있는 친구들(아직 귀국하지 못한, 곧 귀국할)과 연락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정말로 시시각각 뉴스가 바뀐다. 유럽발 입국자와 해외 입국자에 대한 내용이 말이다.

내가 처음 오기로 결심했을 때만해도 특별검역에 대한 내용이 분명치 않았는데 갈 때가 되니 유럽이 매우 심각해지니까 입국자들 전원이 시설로 가서 하루 격리하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실제 나보다 이틀 먼저 떠난 내 플랫메이트는 천안시설에서 격리돼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 후 집에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틀 사이에 또 이 방식에 무리가 있었는지 무증상자들은 자가격리하며 3일 안에 보건소에서 검사받는 것으로 변했다. 또한 자가격리비 지원과 검사비 지원에 대한 내용도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알기론 자가격리비 지원은 없앤 것으로 알고 있고 검사비는 무료로 여전히 지원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하루 하루 업데이트가 몇 번 이상씩 되고 있어서 입국자들은 뉴스 확인을 잘 해야 한다.

코로나 관련 소식을 계속 확인하고 친구들과 연락, 이야기 하며 밥을 먹고 방에 있고 같은 생활을 반복 했다. 사실상 음성이 나올 확률이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 드신 부모님과 같이 있어 0.1%의 확률도 조심해야하기에 거실에 나갈 땐 무조건 마스크를 쓰려고 하고 있고 화장실 이용 후에는 락스로 소독하는 것도 계속 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일주일 이상을 집에만 있었고 잠깐 마트 가거나 나온 것을 빼면 집에만 있는 생활이 익숙해서 아직까진 지루하다거나 그런 것을 못느끼겠다. 영국에서랑 다른 점은 의무적으로 나라에서 시킨 것이기 때문에 잠깐 나오는 것도 안되고 철저히 관리대상이 되었다는 것. 그러나 그것 때문에 불편함보다 공무원분들과 나라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수고를 생각하면 진짜 잠깐 힘들더라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해야겠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이상황에 행복한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나라가 위기가 있을 때 뭉치는 그 마음은 정말 세계 최고라는 마음이 들어 자랑스럽다. 가끔 키보드 워리어들의 빻은 댓글들만 빼면 ^^

아무래도 해외에 있으면서 나만 살면 돼~ 라는 이기적인 상황을 많이 목격해서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는 힘들거나 위기가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도와주고 싶어하고 하고 하나 되는 그 민족성 만큼은 누구도 따라올자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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